제255호

캘리포니아 5% 부유세와 창업자 80% 기부 서약

캘리포니아 부유세와 AI 창업자의 기부 약속을 비교하고, 투자·세수·고용 통계를 GTM 판단에 사용할 때 확인할 기준을 짚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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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금이 늘었다는 소식에서 제가 먼저 보는 것

8월 중소벤처기업부 발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벤처투자는 8조 8,676억 원이었어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3% 늘었고, 상반기 기준 역대 두 번째로 많았어요.

미국에서는 AI 기업 몇 곳이 훨씬 큰 투자를 받았어요. 오픈AI가 3월 발표한 투자 라운드는 1,220억 달러예요. 앤스로픽은 2월 300억 달러, 5월 650억 달러를 발표했고요. 두 회사의 세 라운드를 합하면 2,170억 달러예요. 투자 약정이 포함된 조달 규모이므로 그만큼이 이미 설비 구매나 채용에 쓰였다는 뜻은 아니에요.

이런 숫자를 볼 때 저는 전체 금액을 키운 거래부터 확인해요. 투자 총액이 늘어도 자금을 구하기 쉬워진 회사가 몇 곳뿐일 수 있으니까요.

피치북·미국벤처캐피털협회(NVCA)의 2026년 1분기 보고서가 이를 잘 보여줘요. 미국 벤처투자 금액은 분기 기록을 세웠지만, 가장 큰 거래 다섯 건을 제외하면 총액이 73.2% 줄어들어요. 대형 AI 기업의 조달과 그 밖의 스타트업이 겪는 자금 사정을 나눠 봐야 한다는 이야기예요.

그 기업들의 가치가 오르면 창업자와 직원의 자산도 커져요. 주 정부는 세수를 기대하고, 창업자는 기부를 약속하죠. 여기서 한 단계 더 확인해야 해요. 기업의 투자 유치액, 주식의 평가액, 실제 세금과 기부금은 각각 다른 숫자예요. 이들을 구분하지 않으면 아직 쓰이지 않은 자산까지 지역 경제에 이미 풀린 돈처럼 읽게 돼요.

기업가치가 올라도 그해 세수로 바로 들어오지는 않아요

캘리포니아는 고소득자의 소득과 자본이득에 세수가 크게 영향을 받는 주예요. 자본이득은 주식 같은 자산을 팔아서 얻은 차익을 말해요. 회사의 평가액이 올랐다는 발표와 주주가 주식을 팔아 차익을 얻는 일은 시점부터 달라요.

캘리포니아 입법분석관실(LAO)의 2017년 연구는 이 재정 구조를 분석했어요. 당시 세제를 과거 1990~2014년 소득 자료에 적용해 추정했더니, 개인소득세 수입의 변동성이 주민 전체 개인소득 변동성의 약 다섯 배였어요. 현재 세수의 등락을 그대로 측정한 수치는 아니지만, 주가와 고소득자의 소득이 재정을 크게 흔들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줘요.

주식 보상도 종류와 지급·매각 조건에 따라 과세 시점이 달라져요. 투자 유치 발표만 보고 주 정부가 얼마를 걷을지 계산할 수는 없어요. 누가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지, 과세되는 소득이 언제 생기는지까지 봐야 해요.

제가 여기서 걱정하는 건 지출의 지속성이에요. 호황기에 세수가 늘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여지가 생겨요. 하지만 그 사업을 다음 해에도 운영해야 하는데 자산 가격과 관련 세수는 내려갈 수 있어요. 일시적으로 늘어난 수입으로 매년 필요한 지출을 어디까지 감당할지 판단해야 하죠.

AI 기업이 앞으로 상장할 가능성도 같은 방식으로 읽어야 해요. 상장이 성사되는지, 주주가 언제 매각할 수 있는지, 어떤 가격으로 거래되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져요. 예상 세수는 이런 조건을 둔 전망이지, 이미 확보한 예산은 아니에요.

80% 기부 서약과 실제 집행액은 달라요

앤스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는 올해 1월 에세이에서 공동창업자 전원이 재산의 80%를 기부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어요. 직원들도 회사 주식 기부를 약속했고 회사가 이를 매칭하기로 했다고 설명했어요. 같은 글에서 그는 민간의 노력과 함께 정부의 개입과 잘 설계된 누진과세도 필요하다고 썼고요.

지분으로 보유한 재산이 많으면 회사 가치가 오를 때 서약의 평가액도 커져요. 하지만 “재산의 80%를 기부하겠다”는 약속만으로 올해 어느 기관에 얼마가 지급되는지는 알 수 없어요. 약속한 비율, 현재 자산의 평가액, 실제 기부한 금액을 따로 확인해야 해요.

오픈AI 재단도 비슷한 구분이 필요해요. 회사가 2025년 10월 자본 구조 개편을 발표할 때 재단이 보유한 지분의 가치는 약 1,300억 달러였어요. 이는 당시 지분 평가액이에요. 재단이 그만큼의 현금을 보유하고 즉시 사업에 쓸 수 있다는 뜻은 아니에요. 이후 투자 유치에 따른 지분 변화를 확인하지 않고 새로운 기업가치에 과거 지분율을 곱해서 현재 기부 재원을 계산하는 것도 조심해야 해요.

기부 방식에 따라서도 돈이 쓰이는 시점이 달라져요. 기부자 조언 기금(DAF)은 자산을 먼저 기부하고 지원할 단체에 관해 나중에 의견을 낼 수 있는 방식이에요. 미국 국세청 설명에 따르면 기부한 자산의 법적 통제권은 기금을 운영하는 공익단체로 넘어가요. 기부자는 지원처 등에 대한 조언 권한을 갖고요. 기부자가 자기 계좌의 돈을 계속 소유하는 구조와는 달라요.

그러므로 기금에 자산을 이전한 날과 현장에서 사업비로 지출한 날도 구분해야 해요. 기부 약속이 크다는 사실은 중요하지만, 지원이 필요한 사람이 언제 어떤 도움을 받는지까지 설명해 주지는 않아요.

저는 사용처를 정하는 기준도 함께 공개돼야 한다고 봐요. 효과를 비교하기 쉬운 사업이 우선되면 숫자로 표현하기 어려운 필요는 뒤로 밀릴 수 있어요. 반대로 장기적인 AI 위험처럼 당장의 성과를 판단하기 어려운 연구에 큰돈을 쓴다면, 어떤 가정으로 지원하고 성과를 어떻게 평가할지 설명해야 하고요. 기부의 선의와 배분 기준에 대한 검토는 함께 갈 수 있어요.

5% 부유세와 80% 기부 약속은 비율만 비교할 수 없어요

11월 3일 캘리포니아 주민투표에는 발의안 40호가 올라가요. 입법분석관실 설명에 따르면 2026년 1월 1일 캘리포니아 거주자 가운데 연말 순자산이 10억 달러를 넘는 사람을 대상으로 일회성 세금을 부과하는 안이에요. 부동산과 연금·퇴직 계좌 등에는 제외 규정이 있어요. 5% 세금을 2027년부터 납부하게 하고, 세수의 90%를 의료에 배정하도록 설계했어요.

입법분석관실은 여러 해에 걸쳐 수백억 달러의 추가 세수가 생길 수 있다고 추정해요. 동시에 일부 납세자의 이주 등으로 개인소득세가 매년 줄어들 수 있다고 봐요. 그 감소 규모는 연간 10억 달러 미만으로 예상했고요. 일회성 수입과 이후 반복되는 수입 감소를 함께 따져야 하는 안이에요.

5%와 80%를 나란히 놓으면 기부 쪽이 더 큰 부담을 자청한 것처럼 보여요. 그러나 대상자도, 계산할 자산의 범위도, 집행 시점도 같지 않아요. 자발적인 기부 서약이 법으로 정해진 납세 의무를 대신하는 것도 아니고요.

제가 더 중요하게 보는 차이는 돈의 사용처를 누가, 어떤 절차로 정하는가예요. 세금은 법과 예산 절차에 따라 쓰여요. 기부금은 재단이나 공익단체의 목적과 의사결정에 따라 배분되고, 방식에 따라 기부자의 의견이 반영돼요. 둘 다 공익에 기여할 수 있지만 같은 의사결정 구조는 아니에요.

기부자가 큰 비율을 약속했다는 이유만으로 공공 재정의 역할을 대체했다고 보기는 어려워요. 반대로 세금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지출이 효과적이라고 할 수도 없죠. 저는 금액뿐 아니라 집행 시점, 수혜 대상, 결정 과정과 결과를 공개하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역 고용이 늘었다면 어떤 일자리가 늘었는지도 봐야 해요

투자 유치와 지역 고용도 곧바로 연결되지는 않아요. 캘리포니아 기업이 조달한 돈으로 다른 주에 데이터센터를 지을 수 있어요. 기업이 있는 지역과 돈이 쓰이는 지역은 다를 수 있죠.

경제혁신그룹(EIG)은 노동통계국 자료로 2022년 3월부터 2026년 3월까지 캘리포니아 고용을 분석했어요. 이 기간 보건·사회복지 고용은 25.3% 늘었고, 전체 고용은 3.4% 늘었어요. 보건·사회복지를 제외한 나머지 산업의 고용은 합계로 0.3% 줄었고요.

지역의 일자리 증가를 대형 AI 기업의 투자 유치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예요. EIG는 의료 보장 확대와 공공 지원이 서비스 이용과 고용을 늘렸을 가능성을 제시해요. 다만 의료·돌봄의 모든 수요가 정부 예산에서 나오는 것은 아니에요. 공적 보험, 민간 보험, 가계의 지출을 함께 봐야 해요.

고용 통계가 바뀐 이유를 확인하는 일도 필요해요. 뉴욕시정연구센터는 2026년 4월 분석에서 뉴욕시의 방문요양 일자리 약 4만 3천 개가 2025년 4월 갑자기 사라진 것처럼 보이는 현상을 짚었어요. 비슷한 규모의 고용이 같은 시기에 뉴욕주의 다른 지역에서 늘었고, 시 거주자의 취업 통계에는 그에 상응하는 감소가 없었어요.

연구진은 방문요양 급여 처리를 담당하는 중개업체 통합과 보고 방식 변경에 따른 지역 재분류로 해석했어요. 실제 대규모 해고나 근무지 이동으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에요. 종사자 수가 급변했다는 이유만으로 고객이 사라졌거나 새 시장이 생겼다고 판단하면 안 되는 사례죠.

투자·공공 재정·고용을 함께 살펴보기

오스왈드의 시선

GTM 전략을 짤 때 제가 경계했던 장면이 두 가지 있어요.

하나는 분기 파이프라인을 대형 계약 두 건이 채워주는 순간이에요. 목표를 넘긴 분기라도, 그 계약을 따내는 과정에서 반복해서 쓸 수 있는 고객 획득 경로를 만들었는지는 별도로 봐야 했어요. 큰 계약이 다음 분기에도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총액과 함께 상위 두 건을 뺀 나머지를 먼저 살펴봤어요.

대형 계약의 성과를 깎아내리려는 게 아니에요. 좋은 계약을 얻은 일과 꾸준히 고객을 얻는 방법을 만든 일은 따로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벤처투자 총액을 볼 때도 같은 기준을 적용해요. 큰 거래를 제외한 기업들은 어떤 조건으로 자금을 구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거죠.

다른 하나는 시장 규모를 산업별 취업자 수로 추정하던 습관이에요. B2B 제품이면 특히 그랬어요. 타깃 직군이 몇 명이고 얼마나 늘고 있는지를 근거로 시장 규모를 계산했죠. 하지만 제품을 쓸 사람이 늘어나는 것과 그 제품을 살 예산이 늘어나는 것은 다른 일이에요.

방문요양 종사자를 위한 제품을 예로 들면, 누가 돈을 내는지부터 봐야 해요. 종사자 개인인지, 고용 기관인지, 보험이나 공공사업 예산으로 구입하는지에 따라 영업할 대상과 구매 절차가 달라져요. 필요가 크더라도 기관에 재량 예산이 없으면 계약으로 이어지기 어려워요. 반대로 안정적인 재원이 있는 시장이라면 예산 집행 절차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GTM 전략이 될 수 있고요.

이번 자료들을 읽으며 다시 확인한 건 숫자를 부풀리는 실수를 피하는 방법이에요. 투자 총액에서는 큰 거래의 비중을, 자산과 기부에서는 실제로 지출할 수 있는 금액과 시점을, 고용에서는 늘어난 직종과 구매 예산을 봐야 해요.

저는 시장이 커졌다는 설명보다, 어떤 고객이 어떤 예산으로 우리 제품을 살 수 있는지 설명하는 사업계획을 더 신뢰해요. 상위 계약을 뺀 파이프라인을 보거나 종사자 수 다음에 지불 주체를 확인했던 것도 그 때문이에요.

💬 시장 규모를 추정할 때 실제 구매 예산을 확인하고 판단을 바꿨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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