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리는 사람에겐 공통점이 있었다
갤럽 2.3만 명 조사, 능력이 아니라 태도였어요

들어가며
구독자님 얼마 전, 갤럽이 미국 직장인 23,717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어요. 헤드라인은 자극적이었어요. “AI를 안 쓰는 테크 직원, 해고 위험 3배.” 블룸버그부터 보스턴 글로브까지 일제히 이 숫자를 받아 썼고요.
그런데 저는 이 숫자를 읽으면서 조금 다른 질문이 떠올랐어요. 정말 AI를 안 써서 잘린 걸까요, 아니면 AI를 안 쓰는 사람에게 원래 다른 특성이 있었던 걸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갤럽이 실제로 측정한 건 “AI 능력”이 아니라 변화를 받아들이는 태도였어요.
갤럽이 발견한 숫자
갤럽은 올해 2월, 미국 성인 23,717명을 대상으로 웹 설문조사를 진행했어요. 확률 기반 무작위 표본이고, 오차범위는 ±0.9%포인트예요. 이 중 660명은 해고 상태였고, 갤럽은 재직자와 해고자 모두에게 AI를 업무에서 얼마나 자주 쓰는지 물었어요.
결과는 꽤 선명했어요. 해고된 직원의 62%가 AI를 연 1회 이하로 사용하는 비사용자였어요. 재직 중인 직원에서는 이 비율이 50%였고요. 반대로 AI를 자주 쓰는 사람, 그러니까 주 수회 이상 사용하는 사람의 비율은 재직자가 28%, 해고자가 22%였어요. 갤럽은 나이, 학력, 산업, 해고 시점을 모두 보정한 뒤에도 이 차이가 유지된다고 밝혔어요.
특히 테크 업종에서 격차가 극단적이었어요. AI를 월 1회 이상 사용하는 테크 직원의 해고 확률은 6%. AI를 그보다 덜 쓰는 테크 직원은 18%. 정확히 3배예요. 비테크 업종에서도 같은 방향의 차이가 나타났지만(3% vs 5%), 테크 업종만큼 극적이지는 않았어요.
이건 더 넓은 맥락 안에서 읽어야 해요. 미국 전체로 보면, 고용주가 인력을 줄이고 있다고 답한 직원 비율이 2022년 2분기 8%에서 2026년 1분기 21%로 거의 3배 가까이 올랐어요. 아직 채용 중이라고 답한 비율(34%)이 더 높긴 하지만, 감원 체감 비율이 이렇게 높아진 건 갤럽 추적 이래 처음이에요.
그중에서도 테크 업종 자체가 해고에 과도하게 노출되어 있다는 점이 눈에 띄어요. 해고자 중 테크 종사자 비율은 13%인데, 전체 재직자에서 테크가 차지하는 비율은 6%에 불과했거든요. 테크 직원은 노동시장 전체 평균의 두 배 비율로 해고되고 있는 셈이에요. 완전 원격 근무자도 비슷한 패턴을 보였어요. 해고자의 25%가 완전 원격이었는데, 재직자 중 완전 원격 비율은 13%에 불과했고요.
이 숫자들만 놓고 보면 “AI를 안 쓰면 잘린다”는 결론이 자연스럽게 나와요. 그런데 같은 조사에서 나온 또 다른 숫자 하나가 이 깔끔한 해석에 제동을 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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