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가 15년 걸린 일을 3년 만에
가격이 무너지는데 지출은 왜 폭증할까요? 금융권, 과학자, 기업인 모두 같은 말을 하고 있어요.

들어가며
구독자님, 2002년 미국 신문사 주식 차트 하나로 시작해볼게요.
신문사들의 실적 전망치는 2007년까지 멀쩡했어요. 그런데 주가는 2002년부터 무너지기 시작했거든요. 실적이 붕괴하기 5년 전에, 시장이 먼저 팔아버린 거예요. 그리고 결과적으로 그 판단은 옳았어요.
[차트 1: Newspaper Stocks Sold-Off 5 Years Before Earnings Collapsed]
지금 소프트웨어 주식에서 똑같은 이야기가 돌고 있어요. “실적은 아직 괜찮지만, AI가 결국 SaaS를 무너뜨릴 것이다. 신문사 때처럼 미리 팔아야 한다”는 논리예요. 실제로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향후 12개월 잉여현금흐름 대비 멀티플1은 2014년 이후 최저 수준까지 내려왔어요.
그런데 정말 같은 이야기일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번 데이터가 가리키는 방향은 붕괴가 아니라 정반대예요. 지능의 가격이 PC보다 다섯 배 빠르게 떨어지고 있는데, 그럴수록 사람들은 AI를 더 많이, 더 여러 곳에 쓰고 있거든요. 오늘은 이 역설의 구조를 따라가 볼게요.
시장은 왜 미리 파는가
먼저 소프트웨어 셀오프의 실제 모습부터 볼게요. 흔히 “소프트웨어 대학살”이라고 표현하지만, 데이터를 열어보면 무차별 투매가 아니에요. 흔히 사스포칼립스(SaaSpocalypse)라고 불리는 이 현상은 경제 유튜버 및 핀플루언서들 사이에서 자주 언급되지만 제대로 분석되지 않았어요. 다들 그냥 하락한 주가에 현상을 끼워 맞춰 마구 소음을 이르키고 있을 뿐이에요. 아래 그래프를 보죠.
[차트 2: Software’s Selective Sell-Off, $IGV 분위별 수익률]
미국 소프트웨어 ETF인 IGV2 구성 종목을 수익률 분위로 나눠보면, 연초까지는 상위권과 하위권이 비슷하게 움직였어요. 그런데 2026년 1월을 기점으로 갈라지기 시작해서, 지금은 상위 사분위와 하위 사분위 사이에 약 50%포인트의 격차가 벌어졌어요. 상위 사분위는 오히려 플러스 수익률이고요.
흥미로운 건 이 격차가 매출 성장률과 거의 상관이 없다는 점이에요. 성장률이 높은 대형 종목이 최하위 분위에 몰려 있기도 해요. 시장이 보는 건 지금의 성장이 아니라 “AI 시대에도 이 회사의 해자가 유지되는가”예요. 사이버보안과 옵저버빌리티, 버티컬 SaaS는 살아남는 쪽으로, 수평적 플랫폼과 범용 도구는 위험한 쪽으로 분류되고 있어요.
즉, 시장의 메시지는 “소프트웨어는 끝났다”가 아니라 “소프트웨어라는 사실만으로는 더 이상 해자가 아니다”에 가까워요. 그리고 이 판정의 근거가 되는 변수가 바로 다음 섹션의 주인공, 지능의 가격이에요.
매출 85% 뛴 회사가 ‘구독은 죽었다’고 했다 · 제148호 · 오즈의 지식토킹소프트웨어가 일을 대신 끝내주는 시대, 가격표가 바뀌고 있어요SEND A COFF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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